싸이의 페이퍼. web1.0 에 가깝다

'새롭게' 시작된 싸이월드페이퍼. 요즘 블로거들의 광장 올블(allblog.net)의 정 중앙에 광고가 나와있습니다. '블로거들은 페이퍼로 무엇을 할수 있을까요?' 링크를 따라가서 글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주제는 '블로거들이 페이퍼를 사용할만한 몇가지 이유' 입니다. 그리 긴 글도 아니고 간단히 요약하게 되면 이유는 구독자의 수도 많으며, 발행을 할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러므로 페이퍼를 이용해달라 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께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셨습니다. 저또한 예외가 아니더군요..

페이퍼의 장점

반문을 하기전에 이번 페이퍼에 대한 상당한 장점을 봅니다. 물론 여태 그렇게 진행 되어왔지만 싸이에서 언급한데로 전문성을 살린다는 부분을 커다란 매리트로 보고 있습니다. 미니홈피라는 사생활의 표현공간을 이미 꾸려왔고 살려왔기 때문에 '페이퍼'를 개설한 유저들은 사생활 보다는 전문성을 띈 글들을 창출해 내는것이 당연할 겁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미니홈피에 담기에는 1촌기능이 역효과를 불러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것을 매꿀만한 약간의 카페의 성향을 지닌 '클럽' 이 있긴했지만 그것은 커뮤니티일뿐 개개인을 표현하기에는 좀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채워주기에는 블로그의 성향을 닮은 페이퍼가 당연시 뜰수밖에 없었을겁니다.반대로 옛날 올블에서 블로그vs미니홈피의 토론들도 있었고 "싸이의 미니홈피가 싫어서 블로그로 옮겨왔다" 라는 분들도 계셨듯이 블로그는 오히려 개개인의 일기의 용도로도 많이 씌여지고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외국처럼 전문성을 띈 블로그의 비율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제가 외국에 사는만큼 한국 블로그 에서는 많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한 이 전문성이 페이퍼가 가진 발행 이라는 개념을 따라잡기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장점이 불러오는 커다란 불안요소

하지만 그만큼 '페이퍼'에는 발행 이라는 아이디어 안에서 오는 제약이 생각보다 큽니다. 블로그가 페이퍼를 뛰어넘게 될만한 커다란 가치는 '토론'의 가치로 보고 있는데요. 블로그의 트랙백을 통한 주제안에서의 토론의 개념은 '발행' 이라는 개념을 특성삼아 발전하고 있는 '페이퍼'에서는 채우기 힘든 사항입니다. 블로거들간의 유대관계, 블로그만이 불러오는 자유안에 이루어지는 토론은 상상할수 없는 가치를 창조해 내며 인터넷상의 익명성을 오히려 장점으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누가' 이야기 하느냐 보다는 얼마나 정보의 '가치'가 있느냐에 따라서 나뉘어 지는것을 블로거 분들이라면 잘 아실겁니다. 저도 많은 경험을 합니다만 제가 발언한 어떤 부분에 오류가 있다면 타 블로거분들께서 정정해주시게 됩니다. 혹은 다른 의견, 관점이 있다면 활기찬 토론의 장이 열리는것이구요. 오히려 익명성 때문에 정보가 순수해 질수 있는 아이러니가 숨겨져 있죠. 이것을 페이퍼는 '발행' 이라는 개념이기에 정보를 주고받는 식의 two, three, or more way 보다는 one way, 즉 발행자가 전달하는 정보를 방문자가 받아들이기만 하는 web1.0 의 개념이 부각되버리는 불안요소를 숨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인기 페이퍼를 방문해 보시면 간단히 느끼실수 있습니다. 답글을 막아놓은 페이퍼도 태반이며 답글들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좋네요', '계속 좋은 정보들 부탁드립니다' 등등 이상을 벗어나지 못합니다.이것이 꽤나 커다란 불안요소인데요, 정보의 일차원적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web2.0 에서 바라보는 정보의 진화에서 실패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정리를 하자면, 페이퍼에서 발행되는 정보들이 블로그와 같이 토론과 유저들간의 공유로 성장되고 채워지고 발전하는것이 아니라 그저 검색엔진의 한 컨텐츠로 밖에 성장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치명타겠죠.

올블에 떠있는 광고에 대한 생각

위의 전제를 바탕으로 싸이월드의 '블로거들은 페이퍼로 무엇을 할수 있을까요'의 글을 분석하게 되면, 몇만명의 구독자와 출판의 기회가 있을지라도 그것은 지극히 web1.0 세대의 전문성을 띈 개인홈피일뿐 서로나누며 토론으로 주제와 지식을 극대화 할수 있는 web2.0 아이디어의 블로그에는 못미친다고 할수 있습니다. 가능성이 높기에 그다지 '블로거' 들에게는 어필(appeal)할수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어쩌면 이렇게 이미 포스팅한 글을 다시금 페이퍼에 쓰도록(Cross Posting) 권유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중복된 컨텐트를 늘려 웹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거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깊은 숲 속에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졌는데 아무도 그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면 그것은 실재로 발생한 사건인가? 좋은 컨텐트는 널리 퍼져 작가에게 최대한의 Reputation을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부분도 그리 별 다를바 없이 블로거들에게는 근거없는 부분일 뿐이겠죠. 오히려 싸이월드의 페이퍼가 쓰러져있는 나무를 알아보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부익부빈익빈이 크게 나타나버리는 가능성이 높아서 한개의 나무가 쓰러졌는데 10개가 쓰러져 있다고 정보를 전달할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페이퍼'의 홍보 방식은 예전 web1.0의 '검색엔진에 홈페이지 등록하기' 와 별 다를바 없기 때문에 페이퍼를 나무들로 본다면 도중에 쓰러지는 나무들이 많을 것입니다. 반대로 블로그는 정원과 같습니다. 네트워크 중심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물을주어 함께 자라나게 할수 있습니다. 그것이 web2.0의 힘 이라고도 이야기할수 있겠네요.

많은 분들께서 블로그의 정의와 함께 개인미디어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소셜네트워크라는것이며 그것의 핵심은 링크 입니다. 인터넷의 꽃 이라고도 하구요. 이 네트워크를 확실히 성립치 않은 상태에서 '페이퍼'와 블로그를 연관 혹은 따라잡으려 하는것은 도박 일수도 있겠습니다. 따라서 올블 메인에 떠있는 '블로거들은 페이퍼로 무엇을 할수 있을까요?' 의 광고는 이르다고 생각되며 오히려 방문수와 정보공유를 가장한 인기도에 초첨을 맞추게 하려는 잘못된 web1.0의 문화방식을 블로그계에 가지고 올수 있는 썩 좋지 않은 광고라고 생각이 됩니다.

블로그의 정의인, "A frequent, chronological publication of personal thoughts and Web links." 에는 "within social networking"이 숨겨져 있습니다..

ps. 싸이월드에서 설명하는 '페이퍼'의 정의 입니다.

페이퍼 서비스는 미니홈피, 클럽에서 구독, 발행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디지털 인터랙티브 뉴스, 매거진 서비스입니다.